점심시간, 가까운 체육공원에 갔다. 구름이 약간 끼어 뜨거움은 덜했다. 그렇지만 바람이 없어 후덥지근하다. 몸에서 땀이 끈적거린다. 김훈 작가의 "연필로 쓰기" 두 단락을 읽었다. 점심시간도 끝나가고, 더위에 인내가 어렵다. 마음 한 켠에서는 공원 숲속 명상같은 독서를 꿈꾸지만, 본능적으로 에어컨이 있는 사무실을 그리워한다. 그렇게 내 짧은 산책은 끝났다. 다음에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야겠다. 읽는 분량도 마찬가지로 늘려야겠다. 낱말 하나, 글자 한줄이라도. 습관은 '강도'가 아닌 '빈도'라는 김민식PD 말을 따라서. 후기 - 신기하게도 매미들이 그렇게 우는데 나무의자에 앉고 조금 지나서야 알았다. 놀라웠다. 또 하나. 가져갔던 빵을 손톱 한마디 절반보다 작게 떼어 개미들에게 던져주었다. 잠시 호기심을 ..
3일차 - 버스투어를 하다 오늘 투어를 위해 투어회사 사무실로 향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도착해서 대형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중간 출입문 쪽 자리에 앉았다. 공간이 넓어 전망이 좋을 것 같아서다. 시낼 벗어나 조금 지나니 너른 들판이 보이고, 아라랏산이 모습을 보인다. 날씨가 맑아서 큰 아라랏과 작은 아라랏이 잘 보인다. 길 양옆으로 낡은 아파트와 주택들이 이어진다. 사회주의 시절 지어진 것들일까? 농장을 따라 가니 코르비랍이 보인다. 코르비랍에서 50분동안 머무른다고 한다. 가이드 설명은 들어도 이해가 안되니 혼자서 움직이기로 했다. 언덕들이 이어져 있어 좋은 전망을 찾아 움직인다. 그러나 시간이 짧아 중간에서 돌아섰다. 아쉽지만. 그러고보니 사진찍기에 열심인 바쁜 관광객이 된 기분이다. 그..
출발, 예레반으로! 드디어 출발이다. 터질듯한 엔진음, 폭발적인 힘으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정말로 여행의 시작이다. 창밖엔 서해바다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비행기 안이 시원함을 넘어 서늘하다. 모니터로 섬을 지나는 배가 보인다. 복도 통로에 앉았다. 혼자 여행엔 가운데 쳐박혀 있음 곤란할 듯해서 바꿨다. 이번 여행에선 터키 자동차여행에 도전할 것이다. 혼자라 힘든 점이 있겠지만 자유로운 여행도 할 수 있으리라. 혹여 안되면 몇 곳을 정해 찬찬히 들여다볼 것이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가서 찾아봐야지^^ 2:54 현재, 비행기가 흔들려 기내식 제공이 잠시 중단되었다. 진동이 느껴진다. 기류가 강한 듯하다. 한숨 자고 일어났다. 푹 잤다. 아마 입을 벌리고 잤을 것이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참 오래 미니버스를 타고 오고 갔다.아르메니아에서부터 8~9시간은 기본이 되었다.여름이지만 냉방은 없었다.미니버스에 스무명이 빼곡이 타고, 내 옆에는 아기엄마가 다섯살 정도 되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국경을 넘었다.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스바네티까지 거의 열두시간을 미니버스에 몸을 실었다.나중에는 엉덩이가 아팠다. 그래도 바짝 달라붙어 가다보니 농담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나름 즐거웠다.여행의 재미 중에 하나겠지. 만년설을 바라보며 걸었다.다른 사람들은 되돌아 오는데 나는 만년설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가까이 갈수록 감탄이 자꾸만 나온다.찍고 또 사진을 찍었다.눈인데, 오래된 눈이 쌓인 산인데 마음을 뺏긴다. 조지아, 스바네티, 우쉬굴리여행을 다녀오면 언제나 그렇듯, 다시 찾고 싶다.
라오스, 2013년 여름, 이제는 아내로 사는 여자친구와 함께 찾았다.머리를 뜨겁게 달구는 태양이 미칠만큼 강렬했다. 방비엥, 원래 왕위엔이는 맞다고 들었다.블루라곤을 들렀다 오토바이를 타고 갈래길에서 한참을 들어갔다.그림처럼 이어지던 논과 시골길, 산들을 바라보며 내내 행복했다. 루앙프라방, 여행의 대부분을 보냈다.밤이면 야시장을 찾았다.아침 일찍 일어나 탁발을 바라봤다. 뭔지 모를 기운에 이끌려 숨직이며 오래오래 지켜봤다. 메콩강, 우기라 강물이 온통 황톳빛이었다.물살이 거침없이 흘러갔다.가끔은 멍하니 그렇게 강을 바라보았다. 라오비어만큼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라오라오.독하지만 깨끗해서 여러 병을 사왔다.지금도 그립다.